

억울하게 매를 맞던 날
2019.02.12 12:24
억울함에 대하여
취직할 생각은 하지 않고 시만 쓴다고
외삼촌 한테 종아리도 맞았고
내 첫시집은 마당에 수북히 쌓여 있다가
하얀 재가 되어 날아갔다
움집 아줌마는 뽑지도 않은
호박포기 다시 심으라 했고
사람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곡소리를 안했다고 불효자로 낙인 찍었다
어머니도 내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도 내 편이 아니었다
쥐새끼 한 마리만 구멍에서
뽀르르 기어나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도로 들어간 후
나는 계속 억울했다
고야나무 밑으로 끌려
다니며 매를 맞던 날
증조할머니도 내 편이 아니었다
작은 삼촌이 벗어 놓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갔다고
억울하게 매를 맞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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