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매를 맞던 날

2019.02.12 12:24

하양이24 조회 수:933

ErzqEsd.jpg

 

억울함에 대하여

 

취직할 생각은 하지 않고 시만 쓴다고

외삼촌 한테 종아리도 맞았고

내 첫시집은 마당에 수북히 쌓여 있다가

하얀 재가 되어 날아갔다

 

움집 아줌마는 뽑지도 않은

호박포기 다시 심으라 했고

사람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곡소리를 안했다고 불효자로 낙인 찍었다

 

어머니도 내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도 내 편이 아니었다

쥐새끼 한 마리만 구멍에서

 

뽀르르 기어나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도로 들어간 후

나는 계속 억울했다

 

고야나무 밑으로 끌려

다니며 매를 맞던 날

증조할머니도 내 편이 아니었다

 

작은 삼촌이 벗어 놓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갔다고

억울하게 매를 맞던 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노력 하양이24 2019.02.19 996
259 과거의 새파란 꿈 하양이24 2019.02.18 1004
258 돌아와 버렸다 하양이24 2019.02.18 969
257 대충 하양이24 2019.02.18 946
256 내님을 떠올리며 하양이24 2019.02.15 988
255 영혼을 일으키는 건 하양이24 2019.02.15 1014
254 평안히 안식하길 하양이24 2019.02.15 1000
253 내 목숨의 끝도 하양이24 2019.02.14 1026
252 당신을 감싸안는 것 하양이24 2019.02.14 951
251 민박집 마당에서 하양이24 2019.02.14 1024
250 어딘가에 있을 하양이24 2019.02.13 1006
249 어설픈 표정으로 하양이24 2019.02.13 948
248 여름 숲길에서 하양이24 2019.02.13 945
247 삶의 비애 하양이24 2019.02.12 946
246 이미 떠나버린 하양이24 2019.02.12 1108
» 억울하게 매를 맞던 날 하양이24 2019.02.12 933
244 어리는 것은 눈물 하양이24 2019.02.11 945
243 사랑도 행복도 버리고 하양이24 2019.02.11 941
242 사라져가는 백골 하양이24 2019.02.11 943
241 찾아오는 열대야 하양이24 2019.02.08 979